에세이

쥐똥나무꽃 / 권분자 _ 낭송 / 박서연

쥐똥나무꽃 / 권분자

별의 기척이 듣고 싶어
빙설 그릇 앞에 놓고
들꽃카페 대화방에 들어간다

달맞이님 노루발님 낮은 울타리님
그대들은 모두 눈빛 맑은 은하수로 흐르고 있었네

혀끝이 얼얼해진 나는
창 너머 날아든 쥐똥 향을 따라가다
일억 년도 넘은 빙하기에 이르러
얼음 파편들을 내 몸 어딘가에
콕콕 찔러 넣고 싶다 말했네

아무도 문 두드리질 않아서 눈 질끈 감았던 고독에
마음 들썩거릴 일 없어서 꾹 다물었던 입술에
애기똥풀님 매미꽃님 범꼬리님은
오물거리는 입술로 다가오네

깜짝 놀라는 쥐똥꽃 내 혀는
눈의 흰자위에 열렸다가 되닫히는데
발끝까지 피돌기를 시작하는 들꽃 위의 성좌들

더 먼 우주로 날아가서
내가 남기는 발신음은
별들의 이동통신기지국이 되고 있었네

제목: 쥐똥나무꽃 / 권분자 _ 낭송 / 박서연

글쓴이: 나무/박서연

등록일: 2015-03-14 12:08
조회수: 674 / 추천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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