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라 누이야
니 내 말좀 들거라
그래
니 말대로 生과死가 무어더냐
누가
生과死를 알고 있더냐
누가
生과死를 만져 보았더냐
누가
어디가 生이여
어디가 死라더냐
눈을 뜨고
입을 열어 말하고
콧구멍을 열어 숨쉬며
이 몸을 움직인다고
누가
그것을 生이라더냐
눈을 뜨지 않고
말하지 않고
숨쉬지 않으며
움직이지 않는
저 무덤 속의 백골을 가리켜
누가 그것을 死라더냐
무억이 生이며
무억이 死라더냐
누이야
이 세상의 모든 生과 死는
형체도 없고
색깔도 없고
열도 없고
냄새도 없어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니 마음
한 끄트머리가 死이며
그래서
님 께서 말씀을 하옵기를
과거의 마음 알길이 없고
현재의 마음 알 길이 없고
미래의 마음 알길이 없다 했으니
누이야
니는 니 마음을 알수가 있느냐
니 마음을
내 앞에 내놓고 보여 줄수가 있느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