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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설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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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 제법 많은 눈이 온다는 기상예보. 토요일부터 일요일오전까지 눈이 오고 일요일 오후부터 갠다는 예보. 됐다! 그 동안 카메라잡기도 싫어지고 점점 나태해지는 자신에게 뭔가 동기부여도 할 겸 오랜만에 설악산 설경을 담아보기로 마음을 굳히고 일요일 밤 소청대피소 예약을 마쳤다. 그런데, 토요일 오후에 설악산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문자가 오기를 지금 설악산에 대설예비특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이니 언제 등산로가 폐쇄 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대략난감. 출발을 해야 되는 건지 말아야 되는 건지? 만약 출발을 했다가 설악산 도착쯤에서 등산로가 폐쇄되었다는 결정이 내려 진다면 다시 되돌아 와야만 하는 상황.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하루를 늦춰 월요일에 출발 하기로 하고 코스도 수정을 해서 이번엔 희운각대피소를 예약 했다. 북대구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양양행 버스에 몸을 실은 것은 일요일 오후 5시30분. 양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린 시간은 밤 9시 30분경. 한계령 가는 아침 첫차가 7시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막걸리 한 병을 사 들고 근처 모텔에 투숙을 하였다. 기분 좋은 숙면을 취하기 위해 홀로 막걸리 한 병을 비우고 아침6시에 알람을 설정하고선 11에 꿈나라로… 다음날 알람 소리에 눈을 떠니 정확하게 6시.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모텔을 나서 인근 식당에서 뜨끈한 선지해장국밥으로 배를 채운 뒤 속초에서 춘천 가는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 버스가 한계령을 지나기 때문에… 약30분을 달려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 근데 아무도 없다. 매표소 직원마저도 없다. 아이젠과 스패치를 단단히 착용하고 나 홀로 등산을 시작했다. 한계령삼거리까지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한계령삼거리를 지나서부터 어라? 길이 없네. 눈이 등산로를 덮어버려 길이 보이질 않는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파묻힌 등산로를 찾아 뺑뺑이를 돌기도 여러 번… 아침 일찍 출발한 터이고 또 낮 산행이라 시간은 충분하니 초조할 것은 없다고 자위를 하며 느긋하게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짬짬이 카메라를 꺼내 주변을 담기도 하면서 전진을 하던 중 소청에서 한계령으로 하산하는 한 사람을 만났다. 그분도 길이 없어져 버려서 엄청 고생을 했다며 이제부터는 내가 밟고 온 발자국을 따라가면 되겠다며 무척 반가워 했다. 그 마음은 나 역시 마찬가지. 서로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에게 안전산행 당부를 하고 헤어졌다. 이때부터는 산행이 한결 수월해 졌다. 눈 위에 찍혀있는 그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가면 되니… 중청까지 오는 동안에 마음속으로 그 사람에게 마음속으로 얼마나 고마워 했는지 모른다. 아마도 설악산 산신령님께서 내게 보내신 귀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중청에 도착하니 거기서 부터 소청, 희운각 까지 별 문제가 없었다. 지나오면서 시야에 들어오는 서북능선의 설경은 이루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실로 대단한, 아니 장엄한 풍경이었다. 소청대피소에 들러 라면과 김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서 휴식도 취할 겸 사진도 담으며 제법 많은 시간을 보내고 희운각대피소를 향해 출발. 평소 같으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대피소가 이날은 달랑8명이 전부였다. 이른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코고는 사람, 뒤척이는 사람들 땜에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아침6시 20분에 공룡능선을 담으려 신선대로 향했다. 역시 나 홀로… 사진가는 아무도 없다. 초속 20m가 넘는 강풍은 어제보다 더 세진 것 같다. 영하 17도에 몸을 가누지 못할 강풍까지 부니 체감온도는 그야말로 상상 불허다. 호주머니에 들어있는 물티슈가 꽁꽁 얼어 돌덩이가 되어 있을 정도니… 신선대에 올라서니 바람은 더욱 거세져 자칫하다가 날려 갈 것만 갔다. 삼각대를 세우고서도 붙잡고 있어야만 했다. 공룡능선에 들어오는 아침 빛을 담고 붉은 구름이 희게 변할 때 쯤 장비를 거두고 철수. 천불동계곡을 따라 하산을 하면서 몇몇 곳을 담기도 하면서 귀면암에 도착. 귀면암에서는 늘 친숙하게 맞아주는 다람쥐와 산새들. 그러나 이날은 다람쥐는 아직 동면 중이라서 그런지 보이질 않고 산새들만 반긴다. 박새, 곤줄박이, 동고비. 호주머니에서 비스켓을 꺼내 잘게 부셔 주었더니 좋아라 받아 먹는다. 하도 귀여워서 24-70mm로 이들의 재롱을 담으며 제법 많은 시간을 즐기기도 했다. 24-70도 넘칠 만큼 바로 눈앞에서 재롱을 부린다. 이제는 비선대. 늘 그러했듯이 비선대에 가서 동동주 한잔에 파전으로 마른 목을 축이며 허기진 배를 채우기로 하고 남은 길을 재촉하기로 했다. 어라? 정작 비선대에 도착을 해보니 그 식당이 없어져 버렸다. 아마 국립공원정비 차원에서 없애버린 모양이다. 이곳에서 흐르는 계류를 바라보며 막걸리 한잔 하는 그 기분을 이제는 느낄 수가 없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는 수 없이 발길을 재촉해 소공원까지 내려와서 막걸리 한 병에 해물파전으로 장장 20Km 설악산 설경출사를 마무리 했다. 그 동안 많은 격려를 주신 회원님들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설악산 설경출사기를 마무리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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