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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섬 오메가일출과 도선생
사진인 들이 즐겨 찾는 제주도의 해 뜨는 명소를 꼽으려면 형제섬 일출을 빼 놓을 수 없다. 그만큼 많은 사진 인이 즐겨 찾는 장소인데 육지에서 여행을 오기나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이면 반듯이 거쳐 가는 곳이다. 이는 형제섬을 배경으로 해 뜨는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촬영할 수 있는 포인트가 다른 곳처럼 한정되어 있지 않아 자리다툼이 없는 곳이고 또한 사계리 해안선이 아름답기도 하고 해안도로 따라 9월부터 12월까지 광범위한 촬영이 가능한 원인도 있다. 이 기간 중에 새벽에 이곳을 가보면 항상 4~50명의 카메라맨들을 볼 수 있다. 우리 집에서 그곳까지는 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도 아침 일찍 일어나기 싫은 게으름 탓으로 지인이 사진 찍으러 와서 같이 동행하지 않는 이상에는 혼자 가는 법은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명색이 사진을 했던 사람인데 그곳과 가까이 있으면서 형제섬 일출사진 한 장 없다는 것이 좀 쑥스러웠다.

내가 사는 주위에 멋진 사진촬영 명소가 있다는 것은 다른 지방에 사는 사진인의 입장에서 보면 부러움의 대상이다. 왜냐하면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이 가장 멋진 사진을 가질 수 있는 일종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비록 형제섬 일출이 아니라도 제주도는 사진 촬영하기 좋은 조건이 다른 지방보다 많아 내가 이곳을 말년의 거주지로 선택한 이유도 포함되어 있긴 한데 점차 사진의 매력도 철지나 떨어져 나뒹군 낙엽처럼 노쇠화된 내 사진 열정이 예전만 못한 원인이 문제였다. 근자의 일이지만 매일 아침 6시에 눈 뜨는 시간을 맞추어 놓고 창문 넘어 동쪽하늘의 구름 상태를 확인하면서 오늘은 해 뜨는 모습이 어떨까? 궁리하게 된 요인도 그것과 무관치는 않다. 몇 날 며칠을 고심한 끝에 용기를 낸 건 일주일 전 부터다.

요즘 서귀포에 해 뜨는 시각은 6시40분경이고 6시10분에 집을 출발하면 형제섬에 도착하여 준비하는 시간까지 감안해도 충분하다. 한방에 다 이를 수는 없듯이 새벽잠을 설치고 서너 차례 시도를 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일출의 꽃이라는 오메가 형상이 나타날 때 한척의 배가 그 앞을 지나가 주면 흔히들 말하는 금상감이고 요행이 갈매기라도 앞에 얼쩡거려 준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대개는 이런 일출사진을 기대하게 된다. 그런 상상을 하면서 현장에 가보면 현장 상황도 다를 바 없다. 삼각대 뒤에 줄지어 대기해 있는 사진인 들의 한결같은 바람도 오늘은 오직 오메가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나... 이날도 50여명의 사진인들이 진을 치고 해뜨기를 기다리고 있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붉거스레 둥근 해가 뜨는 모양이 오메가를 보여줄 것 같았다. 얼마가 지나자 모두의 기대대로 영락없는 오메가가 나타나 주었다. 나 역시 예외일 수 없지만 오로지 그것을 카메라에 담기에 모두가 정신이 팔린 것 같았다. 금상첨화가 될 것처럼 조그만 어선 한척도 지나가 주었지만 아쉽게도 오메가가 사라지는 찰나에 지나가는 바람에 금상에 머물고 말았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형제섬에서 보는 오메가는 여간해서 보기 힘든 현상이라고 모두가 입을 모으며 만족해했다. 오메가가 나타난 덕분에 오늘 여기서 촬영했던 사진 여행객들은 절반의 비행기 값은 뽑았던 셈이 된다. 문제는 촬영 상황이 끝난 다음이었다.

누군가가 다급한 목소리로 “내 차가 털렸다!!” 차 안에 둔 카메라가방을 포함해서 여행가방과 소지품, 옷가지 하나 남기지 않고 도선생이 싹 쓸어간 모양이다. 바로 내 옆의 차였다. 카메라가방 안에는 여분의 렌즈와 각종 액세서리가 많았다고 하는데 도선생이 미리 정찰을 한 탓에 제일 값나가는 대상을 미리 골랐던 것 같았다. 모두가 사진 찍고 있는 바로 뒤에 주차를 했는데도 오로지 오메가에 정신이 팔려 아무도 몰랐다. 나도 트렁크에 여러 종류의 렌즈들이 가방 안에 있었는데 내 차를 고르지 않은 이유는 딱 한가지다. 도선생이 여행객 차인 렌터카를 지목한 것은 문을 강제로 열어도 경보음이 없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모두들 오메가를 보고 환호를 하는 사이 그 찰나의 틈새를 교묘히 노린 기가 막힌 추악스런 범죄였다. 내가 당하지 않는 건 다행이라 여기겠지만 당했던 당사자는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는가? 생각만 해도 머리카락이 쭈빗 선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밥 먹으러 간 사이 단체로 털렸다는 얘기는 심심찮게 들었는데 바로 코앞에서 벌어진 사태를 직접 목격하고 보니 나도 많이 황당했다. 금수강산 삼천리를 오늘도 꿈 찾아 헤매는 사진인 들은 부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도선생은 항상 당신의 카메라 가방을 노린다는 것을....

2017년11월8일
    
제목: 형제섬 오메가일출과 도선생


글쓴이: 壽光 * http://www.sajinbuja.com

등록일: 2017-11-08 19:59
조회수: 707 / 추천수: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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